오늘 나의

나는 너의 심심풀이 땅콩

Kim ARam 2009. 7. 5. 20:42

그를 만난 것도 한 달이 다 되어가지만 우리는 아직도 침대 안에서 뒹굴거리는 게 전부다. 그는 내게 데이트 신청을 하지 않는다. someday. 언젠가는. 이 단어는 그 본래 의미조차 지니지 못한 채 그의 달콤한 혀끝사이로 흘러나와 문장의 마무리를 짓는다. 언제가 될지 모르는, 아니 어쩌면 다가오지 않을 내일. I can't do this anymore.라는 말을 매일 주말 목구멍까지 올렸다가 내뱉지도 못하는 내 자신이 오히려 더 미워지고 그 사람이 심지어 고맙게 생각되고 만다. 이런 머저리같은 나를 좋아해줘서. (그는 말했다. 나를 좋아한다고.) 금방이라도 눈물이 되어 쏟아져버릴 것 같은 내 자신을 혼자서 추스르기 위해 그 사람에게 속절없이 빠져버린 내 심장고동을 토닥이고 또 토닥여본다. 이랬다 저랬다 나 혼자서 수십번 수백번을 그와 헤어지고 만나고를 반복하다보면 언제나 주말의 끝은 “오늘 하루 즐거웠으면 좋겠어. 잘자“라는 그의 문자.

싫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