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의

익숙해진다는 것

Kim ARam 2009. 10. 27. 20:29

 출처를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진동이 시작된지도 일주일을 채워간다. 익숙해질 수 없을꺼라 장담하고 새벽에 동네 시끄럽게 굴었던 나를 생각하면 지금은 많이 양호해진게 틀림없으리라. 아직도 신경쓰이고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떨쳐버리려고 집중하지 않으려고 방관의 태도로 나는 이 진동을 대하고 있다. 이런 내 속도 모르고 "어디서 나는 소리야 대체!"하며 이 지긋지긋한 진동을 대화의 소재로 꺼내려는 가족의 구성원이 있다면 나는 그 대화 또한 기피하려 애를 썼다. 사람들은 내게 말했다. 네가 신경써서 들으니깐 신경이 쓰이는거라고 신경쓰지 말아봐 라고. 이렇게 하면 익숙해지겠지 하면서 단념하게 된 건 아랫집, 이웃집 동네 주민들과의 피드백을 꾀했음에도 달리 방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너를 질근질근 무시해줘보마. 너도 자존심이 있다면 내게 무릎을 꿇겠지 하는 진동에게 감정을 부여하며 죄책감이라고 있길 바라는 간절한 심정이기도 했다.
 언제나 헤어짐은 너무나 어렵다. 여러 번 겪는다고 해서 쉬워지는 일이 결코 아니다. 자신의 일로 비춰보면 너무 어려운 일을 제 3자가 되어 바라보며 무슨 말인들 못 하겠느냐 하지만은(사실 지금 내가 이별을 겪고 있는 헤어짐에 하루밤날을 눈물로 지새우고 있지 않기에 이렇게 이성적인 척 한 글자 한 글자를 써 내려 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결국 이별도 이 정체모를 진동소리에 익숙해지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보이지 않아, 들리지 않아, 아프지 않아, 슬프지 않아, 사랑하지 않아, 무시하려고 애쓰다보면 천천히 혹은 순식간에 그런 내가 될테고  결국은 널 사랑하지 않는 내게 익숙해질 것이다. 그렇게 다시 내 자리로 돌아 온 내게 환영의 갈채를 보내는 일만이 남은 것이다.(여기에 아픈 이별 잘 견뎌냈다며 토닥여 주는 자기 위로 따위는 용납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