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때만 해도 난 너무 솔직해서 비밀같은 것도 없었다
그게 사람을 만나고 사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했고
자연스럽게 그러다가 조금은 의무적이도록 내 모든 걸 까발리고 있는 내 자신이 거북스러워졌다
그게 아마도 라면서 기억을 되짚어 보지면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스물네다섯부터가 아니었을까 싶다
혼자서 떠난 1년간의 여행에서 조금은 어리숙하고 철없던 나를 하나씩 벗어 내려 놓고 온 듯하다
그렇다고 지금의 내가 성숙하고 철이 들었다는 얘기는 또 아니다
아직도 한없이 비이성적이고 철부지행동만 하면서 어떨 때는 점점 정신적으로 퇴행해 가는 건가 무서월 질때도 있으니깐
응 그렇다 나는 미성숙하다와 비이성적이다라는 말을 같은 맥락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성적인 척 가면을 써보지만 무서울 정도로 감성적인 사람이라는 걸 금새 들통나고 만다
이런 내가 못마땅하다고 무단히 노력해봤자 거기서 드러나는 건 내 고갈된 이성과 샘솟듯 넘쳐나는 감성들일 뿐이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내 감성과 기분을 여과없이 드러내야 하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의 끝에서
나는 겉과 속이 다른 타인들로 인해서 큰 상처를 받았고 그 상처 하나에도 울고 불고 나는 아파 지금 너무 아프니깐 날 위로해 달라며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그럴 때마다 돌아오는 건 끝없는 후회와 한숨 또 다른 상처와 눈물이었다
이제 나는 조금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날 조금 더 사랑하고 아끼게 되었다
난 약한 사람이예요 라면서 말하지 않는 이상 난 약한 사람이 아닌 거 였다
아무도 내가 약한 사람이란 걸 알 수 없다
그러다보면 정말 어느 날 나는 약하지 않은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